★일상★

 

나는 버스에서 내리고
버스는 붕소리를 남기고서 떠나고
골목길을 돌아 걷습니다
언제 이만큼 나이를 먹고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아야 할 만큼 된 건지

아침이 되면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열심히 일을 하고 나의 잘못을 하염없이 이해해 주고 용서해 주고
웃음을 던져 주셨던 분들에게
감사의 글도 드리고 싶습니다

영원한 여름 가을 겨울로 돌아가신
그분들도 꿈이 있었겠고 열심히 사셨을 것이고 파노라마처럼
스쳐간 인생을 고마워 했을 것입니다

책상에 앉아 그리움의 편지를 오랫만에 쓰고도 싶네요

살아있는 이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어둠이 찾아 오면 눈을 감고 생각해 봅니다

살고 있어서 좋고 또 아침이 있어서 좋고 반가운 이들을
만나서 좋은 지금이 행복합니다
이제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해야 합니다
고맙게 보낼 것입니다
반갑게 맞이할 것 입니다

비가 내립니다
알알이 시원하게 내립니다
헤어졌던 연인들도 이젠 빗소리로
또다른 사랑을 느끼며 만날 것입니다

빗소리로 모든 것이 조용 합니다
고양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토닥이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빗소리만 들리는 고요함 이 일상이 좋습니다 

<정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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