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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않는 그리움♠

taster2 2021. 6. 17. 17:04

 

세월도, 나도, 낡았다.

그런데 그리움은
늙지도 않는다.
죽지도 않는다.

양파를 벗기 듯,
매번 새로운 속살로 드러난다.

나는 다만
반짝이는 사랑을 보았을 뿐인데,

그러나 지금
견딜 수 없는 거리(距籬)만,
아름답게 아프다.

내 안에서는 오늘도,
내 눈물보다 더 많은 것이
비명을 지른다.

너를 숨쉬는
맑고 유구(悠久)한
숨결처럼

쓰디쓴, 이별은 기억조차 희미하지만
상(傷) 하지 않을 그리움만은 눈물 속에
잘 담아 두었다.

<안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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