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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산책>

taster2 2021. 10. 28. 06:10

마음의 산책------김춘경


무수히 많은 날들에
수없이 걸었던 길이건만

길 위에 피어 있는 풀잎 하나
기억할 수 없다.

부딪히는 돌멩이 하나에도
가슴 아파하던 애절함은

길 위에 버려 둔 채
걷고 또 걷는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새벽기차의 기적소리 같이

스스로 꺼져 가는 낮달 같이
아련히 기쁘고 서글픈 것인가.

해질녘 눈 속에 물드는 노을처럼
때론 어둔밤 스며드는 고독처럼
황홀하고 외로운 것인가.

터질 듯 가득한 질문 속에
꺼낼 수 없는 해답을 안고
무거운 발걸음을 잰다.

구부러진 오솔길 그 어디쯤에
뒹굴어질 돌멩이 하나 주워 들고

무거워진 손바닥 만큼이나
내려앉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길 끝이 보이지 않는 그 길을
오늘도 또 거닐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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