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련>

비련(悲戀)-----루시아 / 설순복

진한 커피향의 유혹만큼이나
뿌리치지 못한

끓어오르는 열정 있었거늘
서서히 식어가는 잔 속의 커피 처럼
사랑도 희미하게 멀어져 가는 걸까

속절없는 그리움을 외면하는 걸까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해 안달하는 아픔 보다

퇴색되어 가는 그 모양새 슬픈 빛깔로
가슴에 스며드는 것에 애써 초연함일까

슬픈 이름 하나 가슴에 새겨두기엔
아직은 포기 못한 사랑 남았기에

멀어져 가는 모습 그냥 둘 수 없어
여전히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건
미련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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