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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멀리 있는줄 알았습니다

taster2 2020. 9. 9. 06:50

여름 시계는 느려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바람 잔잔한 한여름 오후 나무가지도

​더위에 축 늘어 옴짝하지 않고
떠돌던 흰구름도 모였다

흩어졌다 함을 멈추고 있기에

여름 시계도 늘어져서 가지
아니할 줄 알았습니다.

9월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철모르는 코스모스가 한두송이

​피고 지지마는 철을 아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꽃물결의 장관은

아직 연출되지 않기에
9월은 저 멀리서 천천히 올 줄만 알았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 가고 또 가봐야
가을을 만나볼 줄 알았습니다.

눈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마음으로 들리는 소리가

​여름 파도소리 인줄 알았더니
그것이 가을이 오는 소리였나 봅니다.

가을은 미리 가을색으로 마구 칠해놓고
그 길 따라 천천히 오는 줄만 알았더니
그런게 아니었나 봅니다.

푸르름이 아직 한창인데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를 맛보면서
성큼 가을이 다가옴을 알았습니다.

가을에는 아프다고 들 하기에
그게 거짓인 줄 알았습니다.

코끝에 미리 전해지는 가을 내음에
보고 픔에 가슴이 미리 아프려고 하니

​가을이 짙게 물들어 오면
얼마나 아파해야 할지 나 모릅니다.

<좋은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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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계는 느려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바람 잔잔한 한여름 오후 나무가지도 ​더위에 축 늘어 옴짝하지 않고 떠돌던 흰구름도 모였다 흩어졌다 함을 멈추고 있기에 여름 시계도 늘어져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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