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기다리는 새벽해무가...

여름이 끝나는 길목에서
가을을 기다려 본다
조금은,
이른 느낌이지만

코끝으로 살며시 느끼는
가을을 미리 마중하여
가슴속에 담아본다

다른 사람에게는
수없이 말했지만
정작 한번도
나에게는 안부를 묻지 않았다

"너, !
정말 괜찮은 거니?"
내가 나에게
서투른 안부를 물어본다

코로나,,,
긴 장마,,,
무더위,,,
온 세상을 휩쓸고 갈 것 같은
태풍까지,,,

기억하고 싶지않은
이번 여름의 기억 들이다

이번 여름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가을에도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더 사랑할 수 있기를,,,

사람들은 저마다
고독한 수신인이 되어
가을을 받는다

가을 엽서는 주소가 없다
빛 바랜 단풍잎이
바람에 실려 이름모를
거리를 헤메이듯

그래서
가을길은 온통
빨간 우체통 이다

고독한 계절 가을 !
빨갛게 익어가는
단풍잎 한쪽 언저리를
바라보며

내가! 나에게,,,
부칠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는
삶에 지친 힘겨운
편지 한통을 띄워본다

가을을 기다리는
새벽해무 다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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