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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taster2 2020. 12. 3. 18:13

때때로 나는
비 내리는 쓸쓸한 오후

 

커피향 낮게 깔리는
창 밖을 바라보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방관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까닭 없이 밤이 길어지고
사방 둘러 싼 배경들이

느닺없이 낯설어서


마른기침을 할 때

나는 몇 번이고 거울을 닦았다.

 

어디까지 걸어 왔을까
또 얼만큼 가야

저녁 노을처럼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까.

 

세월의 흔적( 痕迹)처럼
길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낡은 수첩을 정리하듯
허방 같은 욕심은 버려야지

 

가끔 나는
분주한 시장 골목을 빠져 나오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

 

<박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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