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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사람의 자리가 선명히 드러나거든
taster2
2021. 1. 19. 18:03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밤이 많거든,
사랑이란 것은 우리 인간의
한낱 부질없는 약속임을 알고 애써 잠을 청하라.
그대로 잠이 오지 않거든 자리에서 일어나
마당이라도 한 바퀴 휙 둘러볼 일이다.
끄지 않은 네 방의 불빛처럼
아직도 떠난 사람의 빈 자리가 선명히 드러나거든,
그를 만난 그 순간이 영원하리라 믿었던
네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것부터 깨달아라.
순간의 행복으로 인해
네가 고통받아야 할 날이 얼마나 여러 날인지,
만남이 있으면 당연히 이별이 있다는
그 단순한 진리를 이제는 수긍하라.
그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두 사람이 만난 것이
대단하다고 여기기 쉬우나,
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는 것이
그저 물이 낮은 데로 흐르듯
아주 자연스럽고
별 대수롭지 않은 일임을 깨달아라.
사랑한다 해서
꼭 함께해야 한다는 법도 없음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일도 그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봄날 꾸는 꿈처럼
허망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진 않았을 텐데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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