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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말없이 곁에 있어서 괜찮은 줄 알았다>

언제나 말없이 곁에 있어서 괜찮은 줄 알았다 - 김재식, ‘사랑하게 해줘서 고마워’ 중 -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무엇을 먹든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했다.

“무얼 할까?”
“어딜 갈까?”
“무얼 먹을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아니, 너도 하고 싶은 게 있고
가고 싶은 데가 있고,
먹고 싶은 게 있을 텐데
왜 항상 네 의견은 없는 거야?
너도 좀 생각을 하고 계획했으면 좋겠어.
언제까지 내가 해야 하는 거니?”

그러자 그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내 의견을 말했었지.
무엇을 하고 싶다고
어디를 가고 싶다고
무엇을 먹고 싶다고.......
그때마다 넌 불평하고
핀잔 주고 짜증 냈잖아.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네가 하자는 대로 하니까
네가 즐거워하고 항상 웃더라고.
난 그런 밝은 모습이 좋아서 그냥
네가 원하는 대로 했을 뿐이야.”

그래, 그랬다.

나와 함께하는 동안
그 사람은 한 번도 불평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나 혼자 이것저것 따지면서
그날의 기분을 망치기 일쑤였다.

언제나 말없이 곁에 있어서
괜찮은 줄 알았다.

나는 항상 다른 곳을 보고
그 사람은 그런 나를 바라보며
얼마나 마음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부끄러움에 고개가 숙여졌다.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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