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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늘 - 정용철 -


한 걸음 내딛기가
천 리 길보다 멀 때가 있습니다.

한 걸음 내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습니다.

밖을 내다보면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천배나 많습니다.

마른 가슴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할 때
그 바닥 어디선가 실 같은 물줄기 하나 일어납니다.

입술을 적시기도 부족하여 가슴이 타들어 갈 때
보일 듯 말듯 새싹 하나 일어납니다.

나의 고통은 ‘했음’이 아니라
‘하지 않음’ 때문임을 오늘 알았습니다

나의 혼란은 ‘시작’이 아니라
‘포기’ 때문임을 오늘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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