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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당신도 --좋은글 中에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다가
사람들이 애태우며 찾도록 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별로 아프지도 않는데도
많이 아픈 척하면서 어리광 피우고 싶을 때가 있나요.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내 살아가는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아침에 출근하지 않고 늦잠을 자고
어두워질 때까지 음악만 듣고 싶을 때가 있나요.

​세상을 등지고 산속에 들어가
오두막집 짓고 혼자 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산에 올라가
참고 참던 말들 실컷 내지르고 싶을 때가 있나요.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흔들리며 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밭을
요란한 발자국으로 어지럽히고 싶을 때가 있나요.

​가냘픈 촛불을 입으로 훅 불어
꺼 버리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머리에
형형 색색의 물을 들이고 모양을 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휴대폰을 꺼버리고
아무 연락도 받고 싶지 않을 때가 있나요.

​어떤 말로도 위로 받고 싶지 않을 때가 있나요.
서럽게 목놓아 하염없이 울고 싶을 때가 있나요.

​어떤 노래를 들을 때
나도 저런 가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나요.

​영화의 주인공처럼
목숨 건 사랑을 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달리는 자동차의 유리를 모두 내리고
한겨울 찬바람을 맞고 싶을 때가 있나요. 

​모든 것이 '내 잘못' 이라고 생각하다가
막상 그를 만나면 
'네 잘못' 이라 말하고 돌아 선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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