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너머에는>

그 너머에는 -- 달빛문학회 제2집 《백석의 눈을 맞추다》에 실린,, 이현정 님 글

살면서 누구나
가파른 언덕을 한번쯤 올라가 보겠지

뭔가 보일 것만 같아
언덕을 오르고 또 오른다.

인생은
넘어도 넘어도 끝없는 언덕길

입안이 가뭄에 말라붙은 논바닥처럼
쩍쩍 금이 갈 것만 같이 마른다.

심장이 멎는다.
숨이 차오른다.

문득
뒤를 돌아본다.

그곳에 내가 견뎌 온
길이 보인다.

그 길 끝에
희망의 씨앗을 걸어 놓는다.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이 오르는 것이다.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기온이 오른다.
마음의 온도도 차오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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