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박인걸
걸어 온 길이 서로 달라
길에서 마주치면서도
인사 한번 건네지 않은
우리는 언제나 남이었습니다.
무리지어 피어난
어느 야생화 군락처럼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당신께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눈을 뜨고 보니
끝없는 들판위로
각기 다른 삶의 모습들이
꽃처럼 피고 있었습니다.
향기를 섞는 바람이
가슴을 어루만지던 날
멀리서만 바라보던 당신을
가까이서 만나니 반갑습니다.
우리의 짧은 만남을
시들지 않는 예쁜 꽃들처럼
함께 피워갈 수 있다면
한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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