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과거가 꿈틀거리고
눈을 뜨면 냉정한 현실이 오만하다
잃은 것이 많지만
잃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
아직도 젊기 때문이다
옛날처럼
맨발로 눈밭을 달리고
얼음장 물속에 맨살을 담그진
못할지라도 몇 날 며칠 밤을 그리워할
연정은 남아 있다
아직도 심장은 뜨거울 것이다
겨울 창가에서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분명 사라진 얼굴이지만
잊혀진 얼굴은 아니다
삶이 무디고 무던한 것 같지만
가끔은
사금파리 깨진 날처럼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을 느낀다
지난 날이 그립기 때문이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칠 것이고
겨울의 얘기가 여전히 기억될 것이고
숱한 겨울이 더 지나치면
어느 겨울밤 얘기를 잊지 않고 있을까?
계절의 끝자락 붙들고 싶다
그러나 벚꽃이 봄을 재촉하면
나 역시 산수유 노란꽃숲에 묻혀 있을 것이다.
세월을 누가 이기랴?
<한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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