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간다------김말란
시월이 떠나려 준비 중이다
그 곱던 아름다움 뒤로 하고
쓸쓸히 뒤태 남기고 짐 꾸린다
떨어지는 잎새 어디로 가려 하나
나도 낙엽 되어 정처 없이 떠나고 싶다
아니지
시월이 가면
동장군이 올 테지
아궁이 불 지피며
군고구마 즐겨 먹던
그 옛날이 그리워진다
또 이렇게 시월이 간다
이렇듯 허전한 날
문풍지나 발라야겠다
손발이 얼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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