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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상

한 세상 ----- 오세영

길로 가는 길은 끝났다.
이제는 산에게 물어보랴.

말로 가는 길은 끝났다.
이제는 바람에게 물어보랴.

길 끝나 산이 있고 말 끝나
허공 있는데

19문 반 해어진 신발을 끌고
너를 찾아 한 세상

걸어서 왔다.
어디로 가랴.

산방의 하룻밤은 풍설이 찬데
이제는 신발 없이 떠나야 할
길,

말도 길도 없이 나서야 할
맨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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