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구름에 가린
가을 오후는 잿빛 하늘 아래
왠지 쓸쓸함이 찾아온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갈 때면
가을은 아주 요염해지고 깊어 갈수록 더 아름답다
낙엽을 밟고 걸으면 걸을 수록
고독에 빠져들고 바람결에 몸을 실으면
느낄 수 있는 매력에 빠져드는
재미가 쓸쓸해 진다
단풍 든 잎들이 떨어질 때마다
지난 추억도 함께 떨어져
아쉬움이 가득해지지만
낭만이 가득한 가을에는
고독하고 심각한 표정조차 멋있게 보인다
살아감이 아픔과 고뇌의 연속일지라도
가을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가을에는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으로 발길을 돌려 떠나야 한다
늦가을 비가 촉촉히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 가을은
미련만 가득 남기고 떠나간다
단풍이 만들어 놓은 온 세상이 축제다
가을밤이면 귀뚜라미는
항상 똑같은 단조로운 음색으로
가을을 노래하며 떠나 보내고 싶어 한다
<용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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